






- 사진기 없어요?
- 있잖아, 여기.
- 아니, 그런 것 말고, 크고 무거운 것.
- 없는데...
- 왜 그런 게 없어요? 사진 찍는 것 좋아한다면서요.
- 음... 내 인생에 그렇게까지 선명한 총천연색으로 표현할 만한 뭔가가 있다고 생각되지 않아서 말야.
- 그럼 당신의 생활을 굳이 색깔로 말하자면 흐릿한 회색 같은 건가요? 저기 보이는 하늘 색깔처럼.
- 뭐, 비슷한 것 같군.
- 하지만 언젠가 선명한 총천연색의 인생이 올지도 모르잖아요.
- 그런가... 하지만 난 준비성이 부족해서 말이지. 그런 날이 정말 오면, 그때 다시 생각해 보지 뭐.
C와의 대화
2010년 4월, 서울 선유도
Eximus / Mitsubishi Super MX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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