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진보신문 기자는 어느 문화잡지 컬럼에서 '어머니 있는 자, 수요일과 목요일 밤 10시면 <꽃보다 아름다워>를 틀어라!' 라고 했다. 아니, 그 시간대면 이른바 '몸짱'이라는 권상우 열풍의 한 진원지인 <천국의 계단>과 드라마로서는 파격적 정사신 운운하며 나름대로 선전하고 있는 <천생연분>이 나오는 시간이 아닌가? 시청률 우선주의로 하면 명백히 '패퇴하여 구석에 쪼그리고 앉은' 이 드라마를 굳이 들먹거리다니, 자신의 독특한 진보적 감성을 과시하려는 속셈이 아니면 '실패한 드라마'의 마지막 공개 로비, 둘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어쨌든 나는 집에 일찍 들어간 어느 수요일, <꽃보다 아름다워>를 틀어 보았다. <천>자로 시작하는 다른 두 드라마에서 2004년 벽두부터 수목드라마를 정기적으로 보아야 할 아무런 이유도 찾아내지 못했으므로.
<꽃보다 아름다워>는 기존 노희경표 가족드라마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특히 가족 구성원의 롤 모델에 이르러서는 "진부해!" 라는 불만이 절로 터져나올 정도로 똑같다.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서 가족들을 타박하고 결정적으로 뒤로 호박씨 까는 아버지나, 모든 것을 희생하고 가족들을 위해 24시간 베푸는 바보 같은 어머니가 그렇다. 또한 그런 부모를 보며 '엄마처럼은 살지 않겠어'라고 다짐하는 딸과 혼란스러움에 지쳐 허약한 캐릭터로 전락해 버린 아들이 또 그렇다. 어머니들이 전쟁 같은 아침을 치르고 나서 고무장갑을 벗어 던지고 TV 앞에 앉아, 혼잣말을 하며 보시던 아침 드라마에서 벌써 몇 번이나 등장했던 가족상이다. 하지만 그런 진부함이나 여성 친화적 성격을 비판하려는 것은 아니다. 어쩔 것인가. 그게 엄연한 현실인 것을. 뭐 돌 던질만한 구석 없나 하고 보았던 드라마에서, 나는 마땅히 돌 던질 구석을 찾지 못해 머쓱하게 돌을 내려 놓고 말았다.
그럴 리 없겠지만 푹 끓인 된장국 같은 <꽃보다 아름다워>가 다른 두 드라마와 함께 아침 시간에 편성되었다면 시청률은 완전히 뒤집혔을 것이다. <천국의 계단>같은 젊은 신파극은 젊은 입맛에만 맞춘 뷔페식 같아 아침상엔 맞지 않고, <천생연분>같은 트렌디 드라마는 너무 톡 쏘는 매운탕 같아 역시 아침으로 들기에는 껄끄럽다. 하지만 엄연히 세 드라마는 밤 열 시에 방영되고 있고, 그 결과는 시청률로 잔인하게 드러나고 있다.
개인적으로 <꽃보다 아름다워>까지 봤지만 아직 뭘 볼지 결정하지 못했다. <천국의 계단> 자체는 <이브의 모든 것>이나 KBS의 계절별로 돌아가는 드라마 시리즈의 잡탕 변종일 뿐이지만 나 역시 권상우에 대한 관음 유혹을 얼마간 가지고 있고, <천생연분>을 보면서는 아련한 설레임으로 남아 있는 풋사랑 누나나 야한 소설에 나오는 적극적인 누님(?)을 무의식적으로 떠올리기도 한다. <꽃보다 아름다워>를 보면서는 지금도 가부장제 아래 고생하는 엄마 생각에 마음이 편치만은 않지만 그런 '불편함'도 카타르시스의 일종일 터였다. 하지만 그런 정도로는 수요일과 목요일에 집에 일찍 들어와야 할 이유가 되기에는 부족한 감이 없지 않다. 그 시간에 차라리 <네 멋대로 해라> DVD나 한번 더 보는 게 나은 걸까?
<꽃보다 아름다워>는 기존 노희경표 가족드라마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특히 가족 구성원의 롤 모델에 이르러서는 "진부해!" 라는 불만이 절로 터져나올 정도로 똑같다.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서 가족들을 타박하고 결정적으로 뒤로 호박씨 까는 아버지나, 모든 것을 희생하고 가족들을 위해 24시간 베푸는 바보 같은 어머니가 그렇다. 또한 그런 부모를 보며 '엄마처럼은 살지 않겠어'라고 다짐하는 딸과 혼란스러움에 지쳐 허약한 캐릭터로 전락해 버린 아들이 또 그렇다. 어머니들이 전쟁 같은 아침을 치르고 나서 고무장갑을 벗어 던지고 TV 앞에 앉아, 혼잣말을 하며 보시던 아침 드라마에서 벌써 몇 번이나 등장했던 가족상이다. 하지만 그런 진부함이나 여성 친화적 성격을 비판하려는 것은 아니다. 어쩔 것인가. 그게 엄연한 현실인 것을. 뭐 돌 던질만한 구석 없나 하고 보았던 드라마에서, 나는 마땅히 돌 던질 구석을 찾지 못해 머쓱하게 돌을 내려 놓고 말았다.
그럴 리 없겠지만 푹 끓인 된장국 같은 <꽃보다 아름다워>가 다른 두 드라마와 함께 아침 시간에 편성되었다면 시청률은 완전히 뒤집혔을 것이다. <천국의 계단>같은 젊은 신파극은 젊은 입맛에만 맞춘 뷔페식 같아 아침상엔 맞지 않고, <천생연분>같은 트렌디 드라마는 너무 톡 쏘는 매운탕 같아 역시 아침으로 들기에는 껄끄럽다. 하지만 엄연히 세 드라마는 밤 열 시에 방영되고 있고, 그 결과는 시청률로 잔인하게 드러나고 있다.
개인적으로 <꽃보다 아름다워>까지 봤지만 아직 뭘 볼지 결정하지 못했다. <천국의 계단> 자체는 <이브의 모든 것>이나 KBS의 계절별로 돌아가는 드라마 시리즈의 잡탕 변종일 뿐이지만 나 역시 권상우에 대한 관음 유혹을 얼마간 가지고 있고, <천생연분>을 보면서는 아련한 설레임으로 남아 있는 풋사랑 누나나 야한 소설에 나오는 적극적인 누님(?)을 무의식적으로 떠올리기도 한다. <꽃보다 아름다워>를 보면서는 지금도 가부장제 아래 고생하는 엄마 생각에 마음이 편치만은 않지만 그런 '불편함'도 카타르시스의 일종일 터였다. 하지만 그런 정도로는 수요일과 목요일에 집에 일찍 들어와야 할 이유가 되기에는 부족한 감이 없지 않다. 그 시간에 차라리 <네 멋대로 해라> DVD나 한번 더 보는 게 나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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